- 본 글은 괴담 찻집의 주인인 '귀율'이 작성한 글입니다. 스크랩 시 꼭 출처를 남겨 주시기 바랍니다.
직장이 끝난 후, 매주 금요일 밤, 친구와 술을 먹으러 가는 것이 일상이 되어 버린 어느 날 이었습니다.
그 날 따라 상사의 욕과 동료의 흉포 때문에 감정적으로 많이 상해 있었던 상태라,
서로 일명 '뒷담화'를 하며, 밤시장이 열린 남대문 거리를 걷고 있었습니다.
생각 없이 밤거리를 대화를 하며 걷다 보니, 난생 처음으로 본 거리를 걷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보통 보이는 남대문의 노란 가로등과는 달리,
산사에서 볼 법한 하얀 등이 여기저기 붙어 있었습니다.
거리의 보도 블록도 새로 깐 듯한 옛 스타일의 보도 블록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동네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시간도 늦었고, 또 겨울 밤이라 어서 선술집에 들어가 몸이나 녹이자는 생각에
근처 선술집으로 보이는 큰 가게로 들어갔습니다.
현대의 깨끗하고, 분위기 있는 선술집과 달리,
그 선술집은 뭔가 투박하고 사람이 사는 그런 느낌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술도 마시며 즐겁게 하루를 보내었습니다.
털털하고 정 넘치는 주인 아저씨와 따뜻한 막걸리가 참으로 인상 깊었던 선술집 이었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 부모님을 뵈러 고향에 내려갔어야 했기에 취기가 슬며시 오르자 선술집을 떠났습니다.
정 넘치고, 따뜻했던 선술집으로 다음 번엔 동료들과 같이 오자고 약속하며 그 날 편히 귀가 했습니다.
한 주가 흘러 다음주 금요일, 회사 동료들을 데리고 오후 늦게 선술집에 가기 위해
점심 시간에 남대문에 나와 한참이고 돌아다녔습니다. 그런데 왠 일인지,
그 선술집와 그 거리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남대문 거리에서 인정 좋고, 맛있었던 그 가게를 찾기 위해 몇 날이고 점심 시간에 나와 돌아다녔습니다만,
물어 물어 얻어낸 정보라곤 남대문에서 1960년대부터 구두 수선공을 하셨다는
할아버지께 들은 소리뿐이었습니다.
1970년 대, '은선당'이라는 선술집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주인도 제 말처럼 털털한 남자였다고 하셨고,
남대문에 시장 도로도 그 때 그 선술집과 같이 포장되었다고 합니다.
또 1978년에는 남대문에서 전등 축제도 개최했었다고 합니다.
귀신에 홀린 건지 과거로 이동을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직도 저는 그 때를 잊지 못해 찾아 다니고 있습니다.
남대문을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전등이 펼처진 거리에서
선술집을 발견하셨다면 저한테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오랜만에 느낀 정이라 그런지 오늘도 찾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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