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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 괴담

[학교괴담] 책 읽는 남매 동상

본 글은 괴담 찻집의 주인장인 '귀율'이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글 입니다스크랩 시 꼭 출처를 남겨 주시기 바랍니다. 재보를 해주신 익명의 졸업생 분께 진심으로 감사인사 올립니다.




저는 서울 대림 초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2002년 월드컵 때, 축구 선수 안정환의 모교이기도 한 저희 학교에는

 

오래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한 가지 전설이 있습니다.

 

 

 

서울 대림 초등학교는 서울시 동작구에 위치해 있습니다.

 

동작구는 서울에서 가장 충과 효와 관련되어 있다고 해도 될 정도로 전통이 깊은 곳 입니다.

 

세조가 왕위를 찬탈하자 단종을 복귀시키기 위해 목숨을 내걸었던

 

사육신들을 기리기 위한 공원과 그들의 묘지가 있으며,

 

나라를 위해 죽어 간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이들을 위한 현충원도 자리잡고 있습니다.

 

또 조선 태종의 장남이었던 양녕 대군이 충녕 대군, 훗날의 세종대왕에게 왕의 자리를

 

넘겨줄 생각을 했었던 국산봉이 위치한 곳이기도 합니다.

 

 

저희 학교 선생님들께서도 이런 정기를 이어받아 열심히 공부하라고 하십니다.

 

 

학교 운동장에는 오래 전부터 책을 읽는 남매의 동상이 서 있습니다.

 

저희 담임 선생님께서도 대림 초등학교를 졸업하셨는데, 그 전부터 있었다고 하니,

 

최소 20년 이상은 된 동상 같습니다.

 

 

 

이 동상에는 한 가지 전설이 있습니다.

 

바로 일 년에 한 번씩 자매가 읽고 있는 책이 몇 장씩 넘어간다는 것이었습니다.

 

 

 

특별히 아무 일도 안 생긴 해에는 두 페이지가 넘어가고,

 

학교에 안 좋은 일이 생겼다면 세 페이지가 넘어가고,

 

학교에 좋은 일이 일어나면 한 페이지씩 넘어간다는 식으로 기억합니다..

 

 

 

실제로 1980년대 찍힌 사진을 보면, 자매 동상은 책의 앞부분을 읽고 있지만,

 

지금 학교에서 보면 책의 중간 부분쯤을 읽고 있습니다.

 

 

 

이 전설을 처음 들었을 땐, 저와 제 친구는 단순히 기분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괴담이 진짜라는 것을 확신한 건 2000년도 초반의 어떤 사건 때문이었습니다.

 

 

 

2 3일의 일정을 끝마치고, 저희 학년이 고속 버스를 타고 학교로 돌아오던 길이었습니다.

 

평소 다리가 약했던 한 여자애가 버스 계단에서 미끄러지며, 다른 친구를 밀쳐,

 

도미노처럼 친구 4명이 심하게 넘어져서 모두 한 곳이 다치거나 상처를 입었습니다.

 

 

고속도로 응급 센터에서 수술을 받을 정도로 한 친구는 심하게 다쳤습니다.

 

 

그리고 그 해, 유난히 책장이 많이 넘겨 졌습니다.

 

학기 초, 괴담을 듣고, 친구와 자로 동상의 책 두께를 제어 보았을 때가 5 CM 남짓이었는데,

 

봄방학 때 친구와 제어 보니 6 CM 정도로 확실히 책의 두께가 두꺼워 져 있었습니다.

 

 

 

그 후, 한 동안 제보지 않았다가,

 

제가 초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친구들과 호기심 삼아 제어 보았더니,

 

책장의 길이는 6.8 CM가 조금 넘게 책이 두꺼워 졌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넘겨 지는 책장은 저희들로선 초등학교의 무서움으로 자리잡았었습니다..

 

 

 

저는 이 때 처음으로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귀신과 같이 증명할 수 없는 것들보다도 증명할 수 있는 것이 더욱더 무섭다는 것을 말입니다.

 

 

 

지금은 몇 장이 넘어갔을지 상당히 궁금합니다.




* '괴담 찻집 : 그들의 괴이한 이야기는 출처와 댓글을 남기신다면 스크랩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 [ 출처 : 괴담 찻집 : 우리의 괴이한 이야기 (http://gyteahouse.tistory.com) ]를 적어 주시기 바랍니다.


* 본 글은 학교 위신이나 학교 명예를 떨어트릴 목적으로 작성한 글이 아닌 한 소중한 익명의 졸업생 제보자에 의해 초등학생 시절 추억을 나누기 위해 적은 글이라는 점을 글 끝에 명시합니다.